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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담다

브로콜리너마저 - 잊어야 할 일은 잊어요

브로콜리너마저의 공연은 어떻게 하든 가야 한다는 생각에 여러가지 상황은 제쳐두고 예매.

한 장만 예매하니 입장 20번 예매에 성공했다.

그런데..!! 30분 전 입장을 생각하니 시간이 촉박해서 지하철 내리자마자 엄청 뛰어서 입장 3분 전 간신히 공연장에 도착했다.

입장하자마자 일명 향기존으로 직행. 맨 앞자리에 설 수 있었다.

물론 음향을 생각하면 중앙 약간 뒤쪽이 좋겠지만 공연장에서 몰입도는 앞쪽이 최고이니. 거기에 이젠 체력도 떨어져서 기댈 곳이..하아..;;

그렇게 좋은 자리를 잡고 대기하다 드디어 공연 시작.




초반부터 바로 연주에 몸이 흔들 흔들. 역시 브로콜리너마저는 매우 롹킹한 밴드임을 다시 한번 느끼다 향기님 보컬의 곡들이 연달아서..!

그렇게 바라던 꾸꾸꾸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향기님의 고래고래🐋 외치는 듯한 보컬과 연기해도 될 거 같은 그 다양한 표정들.

아.. 브로콜리너마저의 모든 곡들과 모든 맴버들을 좋아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는 향덕이라..

그리고 떼창에서 압도적인 남자 목소리에 향기존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저번 공연 후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감동이 덜하진 않을까 생각도 했었는데.. 전혀~

저번 공연이 '짜잔~ 우리 돌아왔어요' 라면. 오늘 공연은 추억을 되새기는 느낌이 있었다.

공연을 보면서 유희열님이 라디오에서 했던 '라디오는 시간을 쌓는 일이다' 라는 말이 떠올랐다.

이 말이 브로콜리너마저 공연에도 적용이 되는구나 싶었다.


마침표를 들으면서 예전 이른열대야 공연에서 마침표를 새롭게 편곡해서 공연했던 게 생각났다.

(그 순간은 지금까지 모든 공연을 통틀어 최고의 순간이었다)

그리고 잔인한사월을 들으면서 클럽 빵이 가득찼던 2009년의 잔인한사월 공연도 떠오르고 

이 노래는 대체 언제까지 공감하며 나이만 먹어야 하나 생각도..

2009년의 우리들을 들으면서는 2009년 이브너마저에서 2009년을 보내며 들었던 순간이 생각났고

1999년을 떠올리면 썼다는 이 곡을 2019년에 이 노래를 듣게 되면 어떨까 상상하게 됐다.


그렇게 노래 하나하나 들으며 예전을 떠올리다 보니 어느새 공연 막바지

이번 공연의 제목이기도 한 '잊어야 할 일은 잊어요'를 마지막으로 공연이 끝나고

앵콜이 시작되기 전 스탭분들이 긴 벤치를 들고오는 걸 보니 바로 이른열대야 야외 앵콜 때가 떠올랐다.


곧 덕원님이 어쿠스틱 기타와 함께 등장. 맴버들이 한명한명 자리에 앉고 꾸꾸꾸!!!

아 이 부분에서 정말 감동... 트위터에서 향기님께 꾸꾸꾸를 듣고 싶다며 몇 번 얘기했는데 정말 불러주셨다 ㅠㅠ

사실 위에도 썼지만 다른 곡들로라도 향기님 타임(?)이 있어서 매우 흡족해 하고 있었는데 꾸꾸꾸라니...!!

거기다 맴버들 한명한명 돌아가며 부르는 게 정말 예전 이른열대야 앵콜도 생각나 정말 오늘 공연 최고의 순간이었다.


그 후에도 새로운 곡 단호한 출근, 그리고 공업탑.

공업탑은 들은 적이 있는데 제목을 보기 전엔 몰랐다. 아직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곡.

이렇게 (아마도?)3집에 들어갈 곡이 세 곡 쌓인 걸 보니 정말 잘~~~하면 내년엔 3집이 나올 수도 있겠다 싶었다.

브로콜리너마저의 상징적인 곡 앵콜요청금지를 끝으로 2015년 마지막 공연이 끝났다.


2008년 6월 6일 첫 단독 공연부터 2015년까지 많은 시간 많은 순간을 함께해온 밴드.

이렇게 올해도 브로콜리너마저와의 시간을 한 겹 쌓았다.